이 글은 2020년 11월 14일에 친구랑 수제 맥주 만들기 체험을 했던 기록이다.
친구랑 나는 체험 전날 밤, '프립'이라는 사이트에서 체험 신청을 했다. 3시간짜리 일반 클래스와 5시간짜리 스페셜 클래스가 있었는데, 5시간 동안 체험을 했다가는 체험이 노동이 될 것 같아 일반 클래스로 신청했다. 세시 간일 줄 알았던 클래스는 네 시간이 넘도록 끝나지 않았다. 사실 세 시간 네 시간 관계없이 한 시간 후부터 체력을 소진한 나한테는 노동이었다. 참가비는 1인당 4만 원이었다.
www.frip.co.kr/products/101774
당일 오전에 할머니 병문안을 다녀왔어야 해서, 안산 재활병원에 들렀다가 바쁘게 이동했다. 안산에서 송파로 가는 길에 위치한 양재 코스트코 때문인지 길이 너무 막혀서 힘들었다. 시작 시간인 오후 1시에 겨우겨우 딱 맞춰서 도착했다.
강사님이 아주 열심히 맥주에 대해서 알려주셨는데, 오래 앉아서 강의를 듣는 게 힘들었다. 귀에서 피가 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다.
열정적인 강의 덕분에 아직까지도 기억이 나는 건 맥주의 기본 재료 4가지가 물, 맥아, 홉, 효모라는 것이다.
효모가 물과 맥아를 먹어서 알코올과 탄산을 만들고,
홉으로 쓴맛과 향을 낸다!
맥아의 종류에 따라서 맥주의 색, 맛, 향을 다르게 할 수 있고, 홉을 넣는 시기에 따라 쓴맛과 홉의 향을 조절할 수 있다. 효모의 종류에 따라서는 에일맥주와 라거맥주로 맥주가 나뉘게 된다.
맥주의 종류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본격적으로 맥주 만들기가 시작됐다. 한 테이블에 앉은 6명이 한 조가 되어서 함께 만들 맥주를 다수결로 골랐다. 우리 조는 빨간색의 앰버에일을 골랐다. 엠버에일을 만드는 과정은 아래와 같았다.
1. 맥아(보리) 추출물과 물 끓이기
앰버에일용 맥아추출물과 물을 큰 통에 넣고 끓여서 효모의 먹이인 엿기름을 만든다.
2. 쓴맛이 필요한 경우 홉 넣고 끓이기
앰버에일의 경우 쓴맛도 적당히 있고 홉의 향도 필요하다. 그래서 아래 사진에 보이는 홉 한 접시는 넣고 끓이고, 나머지 한 접시는 엿기름을 식힌 후 나중에 넣는다.
엿기름을 끓이는 동안 맥주공방에서 제공해주는 4병의 맥주를 시음하는 시간도 있었다. 네 병 다 너무 맛있었다. 시음만 했는데도 알딸딸했다. 이때부터 난 알쓰가 되어가고 있었나 보다.
3. 칠러로 식히기
효모를 끓는 물에 넣으면 다 죽어버릴 테니 끓인 엿기름을 식혀야 한다. 가만히 기다릴 수 없으니 칠러를 사용해서 빠르게 식혀준다.
저 칠러를 계속 흔들어줘야 했다. 얼마 안 했는데도 정말 힘들었다.
4. 향이 필요한 경우 홉 더 넣기
식히기 전에 반만 넣고 남겨둔 홉을 마저 넣는다.
5. 효모 뿌리기
식힌 엿기름에 효모를 넣고 섞는다
6. 발효 통에 담고 1주일 숙성
맥주공방에서 당일에 하는 마지막 작업이다. 플라스틱 통에 맥주를 담고, 날짜와 조 이름이 적힌 종이를 붙여서 숙성고로 옮긴다.
체험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강사님께 남는 맥주를 부탁해서 한 병씩 얻어왔다! 다른 수강생이 만들고 찾아가지 않은 바이젠 맥주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후기도 남겼다 ㅎㅎ
7. 발효된 맥주를 설탕과 함께 병에 담고 1주일 더 숙성
1중 후에 다시 공방에 가서 맥주를 맥주병에 나눠 담는다. 탄산이 생기도록 설탕을 함께 담는다. 사실 그 전에는 왜 탄산이 안 생긴 다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 간다. 집에 가져와서 1주일간 추가 발효까지 마치면 마실 수 있다!
1주일이 되자마자 마셔봤는데, 색도 예쁘고 맛도 좋았다~~ 근데 솔직히 바이젠이 더 맛있다.
동생에게도 맥주 만들기 체험을 권해줬다. 동생도 친구랑 다녀왔는데, 지치지도 않고 재밌었다고 했다. 젊은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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