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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키우기

죽어버린 뱅갈 고무나무 오답노트

by 솔_솔_ 2022.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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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갈 고무나무에 뱅뱅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애지중지하며 매일 상태를 챙겼다. 여러 노력에고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뱅뱅이는 이제 완전히 죽은 것 같다.

오랫동안 키우고 싶었던 뱅갈 고무나무를 처음 데려오게 되어서 정말 신났었는데 이렇게 금방 죽을 줄은 몰랐다. 목대가 저렇게나 굵은 나무가…

이제 뱅뱅이는 보내주고 이렇게 된 원인을 복기해두려고 한다.

1. 이미 안좋은 상태

집에 데리고 온 날, 분갈이 직후 사진이다

잎이 얼마 안남기도 했지만 작은 가지를 보면 이미 까매져있다. 과습이나 냉해로 상태가 많이 안 좋았을 것 같다. 데려올 당시의 마음은 이 친구를 내가 살려서 키우겠다는 것이었지만, 나 같은 초보 식집사는 싱싱한 친구를 데려와서 일 년을 키워만 내도 성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2. 나무 이동 중 손상
무거운 화분을 흔들거리며 옮기느라 나무가 몸살을 앓았을 것 같다. 게다가 하필 영하의 추운 날이었다. 나도 몸살날 뻔했으니.

3. 분갈이 실수: 흙 배합, 물 주기, 물 온도
가장 치명적인 실수였을 것 같다.
먼저, 뱅뱅이가 집에 온 날 가만히 두어도 몸살을 앓을 텐데 오자마자 분갈이를 하며 뿌리 손상까지 발생했을 것 같다.
분갈이와 흙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과습을 염려했으면서도 마사토나 펄라이트 비율이 너무 적은 흙으로 분갈이를 했다.
마지막으로는, 실컷 분갈이를 해놓고 물 빠짐을 확인하려고 샤워기로 물을 엄청 많이 뿌려줬고 심지어 이 날은 온수가 안 나와서 얼음장 같은 찬물 수리터에 뿌리를 가둬놓은 셈이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분갈이한 후 며칠 있다가 물을 주는 게 좋고, 미지근한 물을 주는게 좋다.

결국, 분갈이 이틀 후 뱅뱅이는 마지막 잎새 하나만 붙어있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떨어진 잎은 물꽂이를 해서 뿌리가 내릴까 하는 기대에 담가 두었지만 이파리 하나 말고는 다 말라버렸다.

4. 병충해
유심히 뱅뱅이를 들여다보았는데, 나무 표면과 떨어진 잎에 하얀 점 같은 게 있었다. 줌인한 사진이 너무 징그러우니 조심히 보아야 한다.

유튜브에서 보니 응애라는 벌레가 이런 하얀 알갱이 같던데, 우리 뱅뱅이로 병충해를 입었는지도 모르겠다. 퐁퐁 섞은 물을 몇 분간 발라놓고 샤워를 시켜주면 벌레가 질식해서 죽는다고 하여 그렇게 해봤지만, 샤워 후 나무 표면에 하얀 가루가 더 올라왔다. 흰 곰팡이인가 싶기도 한데 뭔지 모르겠다..

5. 건조한 우리 집

뱅뱅이는 일주일 만에 이렇게 되어버렸다. 마지막 잎새마저 떨어지면 너무 속상해할 나를 배려해서인지 나뭇잎과 함께 까맣게 말라주었다. 나무껍질을 벗겨보았을 때 살아있는 나무라면 초록색/아이보리색이라는데 우리 뱅뱅이는 초보 식집사 때문에 속이 새까맣게 타버렸나 보다. 너무 속상하지만 이제 뱅뱅일 놓아주고 다른 식물을 잘 키워봐야겠다.

뱅뱅아… 짧았지만 덕분에 설렜고 즐거웠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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