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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이탈리아 생활

이탈리아에 노동비자로 입국까지의 타임라인과 해외취업

by 솔_솔_ 202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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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워킹 비자를 받아 입국하기까지의 타임라인을 정리해본다. 이탈리아로 올 마음을 먹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렸었지만 회사 인터뷰와 계약 관련 미팅들, 대사관을 오가며 입국 허가를 받는 일 등에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갔다.

먼저 간단하게 타임라인부터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이직확정: 오퍼메일(1/17) -> 협의 및 사전 계약(2/9)
2. 여권 재발급: 신청(2/9) -> 수령(2/16)
3. 학위증명서 공증, 아포스티유 신청 및 발급 (2/21)
4. DoV: 신청(2/25) -> 수령(3/3)
5. 눌라오스타: 신청(회사에서 해서 정확하지 않으나 3/3 이후) -> 수령(4/15)
6. 비자: 신청(5/4) -> 수령(5/19)
7. 이탈리아 입국: 5/29

이 포스팅에서는 이직 확정하기까지에 대해서만 자세히 다루고, 나머지는 다른 포스팅에서 올릴 계획이다.

 

1. 이직확정: 오퍼메일(1/17) -> 협의 및 사전 계약(2/9)

2018년 12월 - 인턴십 도전과 좌절

사실 이탈리아 연구소와는 2018년부터 인연이 있었다. 학위과정 중에 했던 내 연구와 아주 비슷한 연구를 하던 이탈리아 연구소가 있었는데, 관련 연구를 수행할 인턴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었다. 인터뷰도 진행해서 합격했고, 샐러리 협의까지 마쳐서 펠로우십 인턴 포지션으로 협의까지 마쳤었다. 우리 분야에서는 제법 유명한 연구소이기 때문에 해당 연구소에서 졸업 전에 인턴십을 한다는 것에 기대가 아주 컸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결국 가지 못했다. 연구소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려면 과학자 비자로 입국해야 했고, 이 때문이었는지 해당 모집 공고는 석사 이상, 박사과정생을 대상으로 했었다. 난 석사를 수료한 박사과정생이었으니까 당연히 된다고 생각하고 지원했으나, 이탈리아에는 석박사 통합과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서 나는 어떤 증명서와 해당 기관의 레터를 내밀어도 과학자 비자 발급이 안됐다. 결국 포기하고 한국에서 학위를 마무리했었다.

 

2021년 1월 17일 - 오퍼메일

그렇게 학위를 받고 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감사하게도 국내 기업에서 오퍼를 받아 스트레스 없이 채용과정 중에 있었는데, 갑자기 이탈리아 연구소로부터 메일이 왔고, 연구원 포지션을 제안받았다. 내 인생에 이렇게까지 진로와 미래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고민 끝에 이탈리아에 가기로 결정하고, 인터뷰를 했다.

 

2021년 1월 20일 - 간단한 미팅인 줄 알았던 인터뷰

지금 생각해보니 인터뷰가 1차, 2차에 걸쳐 진행되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채용 프로세스와 달리 인터뷰를 비롯한 채용 일정을 미리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그때그때 진행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때부터 이탈리아 생활에서의 온갖 어려움을 예상했어야 했는데… 어쨌든 2번의 인터뷰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첫 번째 인터뷰는 한국으로 치면 기술면접과 같은 것이었다. 이는 인턴십 지원 시에 했던 인터뷰보다 훨씬 간단하게, 슈퍼바이저와 1:1 대화 정도로 마무리됐다. 

 

1월 25일 - CV, 추천인, 퍼블리케이션 전달

 

1월 28일 - behavioral 인터뷰

두 번째 인터뷰는 behavioral interview, 한국어로는 행동면접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묻는 면접이었다. 랩 멤버 대부분이 참가해서 질문하는, n:1 면접이었고, 사전에 슈퍼바이저가 이 면접이 어떤 식인지 알려주어서 큰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왔는지를 일기처럼 적어보면서 예시를 준비했고, 인터뷰를 통해 질문을 받으면 구체적인 상황을 예로 들어가며 답변했다. 

 

2월 1일 - 최종 오퍼

제주도에서 여행 중일 때였는데, 짧은 영상통화가 가능하겠냐는 메일을 받았다. 심지어 칵테일바에 가려고 하던 참에 메일을 받게 되어 난감했다. 하지만 빨리 결과를 듣고 싶어서, 같이 여행 중이던 친구에게 너무 미안했지만 칵테일바에서 일찍 나와 인터뷰를 할 계획을 세웠다. 

오퍼를 하면 오퍼 한다는 내용을 메일로 먼저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몇 시간 정도 하고서 약속한 시간에 영상통화를 시작했다. 결론은 연구실 멤버 모두 내 경력과 인터뷰 내용을 좋아했고, 포지션을 최종으로 제안한다는 것이었다. 연봉 등등을 말해주었고, 나는 조금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이때 또 엄청난 고민 끝에 진행 중이던 국내 기업 채용담당자에게 채용과정을 중단해야 하겠다는 메일을 보냈고. 이탈리아 연구소의 오퍼를 수락했다. 당시에는 제주도 여행 중에 머리 아픈 고민을 하게 되어서 여행이 아쉬운 것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원래 있던 환경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내가 그냥 집이나 연구실에 앉아 생각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겠지?

 

2월 8일, 9일 - 협의 및 사전 계약

최종 오퍼를 수락하기 전에, 혹시 급여를 조금 더 받을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고 결론적으로 연봉이 100만 원 정도 올랐다..ㅎㅎ 나는 적어도 5~10퍼센트는 올려주겠지 생각했던 터라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말 한마디에 조금 더 받게 되어 좋았다.

 

이렇게 이직을 확정시키고 본격적으로 이탈리아 입국을 위한 일들을 해나갔다. 이건 다음 포스팅에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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